이야기 속으로 Short Stories

달콤한 속삭임-2: 이야기 속으로

mike kim 2012. 1. 7. 09:09

달콤한 속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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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건은 시간을 지체하지 않았다. 그날 동건의 첫 메일이 지현을 기다리고 있었다. 지현은 혼자 사는 남자라면 아마 남는 게 시간일거라고 any man living alone probably had plenty of time anyhow 생각했다. 내용은 짧았다. 언제 저녁이라도 같이 하자는 내용이 다였다. 지현은 더 짧은 답장을 보냈다. 그럼요. 고마워요. 언제, 어디서 볼까요?문득 서로 전화로 연락을 취하는 게 더 나았을 거라는 생각이 스쳤다. The thought crossed her mind that a phone call would have been a better way to contact each other.

 

컴퓨터를 끄려는 순간 모니터 상단에 두 남녀 모양의 아이콘이 눈에 들어왔다. 마치 서로 대화를 나누듯 마주보는 모습이었다. They were facing each other as if they were talking. 호기심에 Out of simple curiosity 그 아이콘을 클릭하자 채팅창이 떴고 the "Chat" window popped up, 여러 가지 선택 버튼이 보였다. 입장 Go to chat버튼을 클릭하자 닉네임을 묻는 창이 떴다. 입술을 오므리고 모니터를 곰곰이 쳐다봤다. pursed her lips and looked thoughtfully at the screen 좋아하는 영화의 여주인공 이름이 떠올랐다. came to mind 닉네임으로 Scarlett을 입력했다. typed in "Scarlett" as her nickname 개인적인 관심사 personal interests 를 묻는 박스가 보였다. 그냥 왜 Scarlett이란 닉네임을 정했는지 설명해주고 싶은 마음에 다시는 사랑에 목말라 하지 않을 거야! I will never be thirsty for love again!라고 입력했다. 정말 그렇게 느끼는 건 아니었지만 어쨌든 재치 있는 답변이라고 생각했다.

 

다시 한번 입장버튼을 클릭했다. 새로운 창이 뜨면서 수많은 채팅방이 지현을 맞았다. 감히 대화에 낄 자신이 없어서 지켜 보는 걸로만 만족했다. contented herself by being an observer 정신 없이 눈팅만 했는데도 어느새 세 시간이 흘러버렸다. 잠자리에 들기 전에 before she could turn in for the night 할 일이 있었기 망정이지 아마 채팅방에서 더 시간을 보냈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다음 날 점심식사를 마치고 구내식당을 나서는데 leaving the cafeteria from her lunch break 동건과 마주쳤다. 약속한 저녁 데이트 장소와 시간을 정하려고 지현을 찾아 다닌 눈치였다. 지현은 주말에 어머니를 찾아 뵈러 금요일 수업 마치고 바로 떠날 예정이라 목요일에 만나기로 결정했다. 혹시 모르니 지갑에서 메모지 한 장 a piece of scrap paper 꺼내주면 적어 놓겠다고 동건이 말했다. 그리고 씨익 웃고는 전에 손에 적어 둔 잉크 지우기가 힘들다고 했다. made a comment about the difficulty of getting ink off of his hand

 

동건은 잠시 천정을 쳐다보더니 지현이 건네 준 메모용지에 진지한 표정으로 적기 시작했다. 다 적고는 지현에게 사인을 하라고 했다. he asked her to sign it. , 지현은 돌아오는 목요일 저녁 this coming Thursday evening 동건과 저녁 식사 데이트를 할 것을 약속합니다. 오후 6시에 칼같이 promptly at 6 p.m. 약속을 지키겠습니다.지현은 크게 웃으며 물었다. 칼같이요?” “ 뭐 적어도 그런대로 시간을 지키자는 거죠.동건이 대답했다.  지현은 사인을 해주었다.

 

동건은 종이를 접어서는 자기 심장으로 가져 갔다. held it up against his heart 복도를 걸어 가면서 두 사람의 계약서를 심장에서 놓지 않았다. 동건이 뛰어 올라 발꿈치를 딱 하고 부딪히는 소리를 내자 지현은 깜짝 놀랬다. Seeing him jump up into the air and click his heels together startled her지현은 지나가는 학생이 옆 친구에 하는 소리를 들었다. overheard a passing student say to his companion 저 사람이 장동건이야. 멋진 분이지.

 

지현은 혼잣말로 얘기했다. 이정재, 그 인간과 헤어지고 이제 진짜 내 인생이 시작되는 거야.강의실로 돌아가는 지현의 얼굴에는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Her smile lasted all the way back to her des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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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밤 다시 Scarlett은 챗방을 탐색했다. 남의 대화를 엿듣는 eavesdrop on the conversations of others 기분이랄까, 묘한 재미가 있었다. 대부분의 대화는 실없는 rather silly 것들이었다. 지현은 이혼에 관해 토론을 하는 챗방을 발견했다. 그 방에 들어서자 토론이 이어지는 가운데에도 지현을 맞아주는 몇몇 닉네임들이 보였다. 누군가 우울증이라는 주제를 꺼냈다 brought up the subject of depression. Scarlett은 이제는 대화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겠다 it was finally time to become an active chat participant 는 생각이 들었다.

 

Scarlett: 전 심각하게 우울증을 앓았었습니다.

누굴 원망하리: 남편은 3년 내내 바람을 피웠어요.

 he cheated on me for three whole years

방장: Sarlett, 더 말씀 해보시죠.

로맨티스트: 3년요? 어떻게 알아냈습니까?

 How did you catch him?

Scarlett: 어디서부터 시작할까요? Where do you want me to begin?

방장: 편하신 대로 시작하세요.

Scarlett: 악몽이었습니다.

 

 

지현은 순간 쳇방이 잠잠해 지는 immediately quieted down 것을 느꼈다. Scarlett이 이혼 후 겪은 끔찍한 우울증의 여정을 풀어놓기 시작하자 다른 이들은 모두 키보드에서 손가락을 내려놓은 채 took their fingers off of their keyboards 빠져들었다.

 

 

그녀는 옷도 아무렇게나 입고 외모는 신경 쓰지 않았다 had let herself go. 어떤 때는 같은 옷을 이 삼일 연속해서 입기도 했다 she would wear the same outfit for two or three days in a row. 일은 미루는 것도 습관이 돼 버렸다 Putting things off became a habit. 사람을 다루는 것도 너무나 힘들었다. 과거에는 즐거웠던 일에도 이젠 관심이 없었다 She lost interest in things that she had always enjoyed doing. 한 밤중에 잠에서 깨고 낮에는 잠만 자는 일이 잦아졌다. 평상시 하던 허드렛일도 시간이 두 배나 걸려야 마쳤다 Completing everyday chores took twice as much time.

Scarlett은 계속해서 자신이 겪은 일을 얘기했고 모두가 모니터만 응시하고 있었다.

 

Scarlett: 가장 심한 건 제가 웃음을 잃었다는 겁니다.

 the worst thing was that I stopped laughing

Scarlett: 미소조차 짓기 힘들었어요.

Scarlett: 들어주셔서 고맙습니다.

 

 


잠시 정적이 흐른 뒤 반응이 나오기 시작했다.

 

 

방장: 어려운 얘기 해주셔서 고맙습니다.

누굴 원망하리: 그게 그렇게 심한 건지 몰랐네요.

 I never realized it could be that bad

로맨티스트: 그럼요저도 잘 알아요.

젠틀맨: 저도 지금 겪고 있답니다.

 

 

 

지현은 채팅이 어떻게 끝났는지도 몰랐다. 지현의 모니터에 작은 창이 하나

떴다 A small window appeared on her screen.

 

젠틀맨: 잠시 얘기 나눌 수 있을까요?

Scarlett: .

젠틀맨: 오늘 말씀하신 게 너무 와 닿았습니다.

        Much of what you said hit home with me.

Scarlett: 그러셨군요.

젠틀맨: 저도 이혼한 지 3년이 됐거든요.

젠틀맨: 그리고 저도 우울증과 싸우고 있죠.

Scarlett: 어쩌면 제가 도움이 될 수도 있겠네요.

 

 

그의 사연도 뻔했다. 어려서 결혼해서 아이 둘 키우다 관계가 소원해졌고 아내는 딴 남자와 눈이 맞아 도망갔고 나이 마흔에 상처받고 외로운 신세가 됐다는 거였다. 언제 다시 접속하냐는 남자의 질문에 지현은 대답을 할 수 없었다. 이번이 두 번째 챗방 출입이라 언제 다시 올지는 몰랐다. It was only her second time in chat and she honestly didn't know when she would return. 그래도 우울증에 관한 정보는 메일로 보내준다는 데는 동의했다. Scarlett은 마지막으로 짧은 인사를 나누고 서둘러 챗방을 빠져 나왔다. 컴퓨터를 끄기 전에 메일을 확인했다. 동건으로부터 짧은 메일이 와 있었다.

 

목요일만 목이 빠져라 기다립니다 ^^

 

언제나처럼 메일 속 동건은 미소 짓고 있었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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