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속으로 Short Stories

[이야기 속으로] 거울속의 이방인-2

mike kim 2016. 8. 25.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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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희는 차에 오르면서 아버지한테 투덜거렸다.

경적 좀 그만 울리세요. 이웃 분들이 우릴 저주할 거라구요!”

다 챙겼어?” 늘 그랬듯 아버지는 점검을 했다.

세희가 고개를 끄덕이자 차는 출발했다.

아침햇살이 아버지의 얼굴을 바로 비추고 있었다.
The morning sun shone directly on his face.

매일 하는 아침 잔소리를 시작하면서 아버지는 곁눈질로 세희를 바라봤다.

좀 더 일찍 일어나지 그러니? 그래야 아침 먹을 시간도 넉넉하고

정시에 학교 갈 준비도 할 수 있잖아. 몸이 너무 말라서 쳐다 볼 수가 없구나.

이러다가 다시 병원에 입원할라 At this rate you’ll end up in the hospital again.”

 

아빠, 전 늘 아침 6시 반에 일어났어요. 거울 속 그 여자 때문이에요…”

세희는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아버지 얼굴에 걱정의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A shadow of concern dimmed his face.

새 정신과 의사를 만나봐야겠다. 시험 끝나면 서울로 널 데려 갈 거야. 여기 의사들한테는

지쳤어. 능력 없는 멍청이들! 다 그래!” 아버지는 투덜거렸다.

저 저녁에 김의원에 갈 거에요.”

안 돼. 못 알아들어? 시간낭비야네 상태가 더 나빠지고 있잖아!”

하지만 아빠, 김의원 선생님이 치료 중간에 멈추는 건 위험하다고 하셨어요. 이제 최면 마지막 단계까지 왔는데, 제 전생을 기억해 낼 거 라구요.”

최면? 전생? Hypnosis? Past life?!  왜 나한텐 그런 말 안 했지?

And why was I not informed about all this before?”

아빠가 이렇게 나오실 줄 알고 그런 거에요 Because I knew you’d react this way!”  

넌 그런 말도 안 되는 소리를 다 믿어? You actually believe in all that nonsense?”

, 거울 속 그 여자는 내가 미처 알지 못한 내 자신의 반영이라고 말씀하셨어요.

그것 때문에 그 순간 내가 다른 사람이 되는 거라구요.”

누구?”

그 할머니요. 56살에 심장마비로 죽었대요. 할머니는 제가 누군지 몰라요. 그래서 거울 속 나를 못 알아 보는 거라구요. 선생님이 잘하면 오늘 우리 둘을 합쳐줄 수 있다고 하셨어요.”

세상에! 제발 그만해! 이 돌팔이 의사가 내 딸을 미치광이로 만들까 걱정이구나
I’m afraid that quack has driven my daughter insane!. 오늘부터 그 병원에는 가지 마라. “

하지만 아빠…”

이야기 끝났다! 더 이상 김의원은 안 돼. 알겠지? “

세희는 창 밖 멀리 시선을 던지며 대답을 피했다.

차는 부산한 장터를 지나고 있었다. 과일이며 채소행상들이 가져온 물건들 앞에 쪼그리고 앉아 큰 소리로 손님들을 부르고 있었다. 그 사람들의 삶이 얼마나 고단한지는 알지도 못한 채 세희는 부러운 시선으로 그들을 바라 봤다.

저 사람들은 적어도 자기들이 하고 싶은 대로 할 수 있는 자유가 있잖아. 가고 싶은 곳도 갈 수 있고…’ 세희는 혼자 생각했다.

 

아빠, 제 의료기록 팩스로 보낸 그 서울 의사 선생님은 뭐라고 하던가요?”

세희는 여전히 시선은 밖을 향한 채 시큰둥하게 물었다 asked him sullenly.

아버지는 대답이 없었다. 시선은 앞서 가는 차들에게 고정되어 있었다.

그 사람 다중인격장애를 의심하더구나.” 마침내 아버지가 대답했다.

하지만 널 직접 보기 전까지는 확신할 수 없다더라. 다음 달에 만나기로 했다.”

아버지는 팔을 뻗어 세희의 손을 잡고는 나즈막이 말했다.

걱정 마라. 괜찮을 거야. 내가 다 알아서 하마 I’ll see to that.”

 

몇 시간 뒤 세희는 학교 정문에서 아버지를 기다리고 있었다. 가끔 아버지의 과잉보호가 세희를 힘들게 했다. 세희는 자유롭게 돌아 다니고 싶었다. 하지만 늘 아버지가 그림자처럼 따라다녔다. 집에 돌아가는 것도 아버지를 기다려야만 했다.

 

한 시간 늦게 차가 도착했다. 아버지는 지쳐 보였지만 미안한듯 세희에게 웃어 보였다.

세희는 뿌루퉁하게 올라 타서는 작은 목소리로 투덜거렸다.

이젠 택시 탈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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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날 저녁, 세희에게 그토록 기다리던 기회가 찾아 왔다. 부모님들이 마을 연중행사에 참여하게 된 것이다. 하지만 세희와 같이 있어 줄 이웃을 부르는 일로 다투고 있었다.

제 나이 열 여섯이에요. 몇 시간 정도 제 자신은 돌볼 수 있다구요.” 세희는 조용히 말했다.

하지만 아버지의 표정에는 수용할 뜻이 없어 보였다.

가끔은 저 혼자 있게 허락해 주셔야 해요. 영원히 저랑 사실 게 아니라면요!”

이 말에 아버지의 표정은 침울해졌다. 세희는 후회했다. 하지만 주워담을 수 없었다.

아버지가 갑자기 일어섰다.

그래, 엄마한테 서두르라고 해라. 1시간 안에 돌아 오마. 그리고 너! 우리 가고 나면 문 잘 잠그고 누가 와도 대답하지 마라. 알겠지?

세희는 크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돌아서는 얼굴엔 승리의 미소가 번졌다.
a triumphant grin spread across her face.

  

어렵게 얻은 자유, 비록 한 시간이지만 세희의 심장은 신나게 뛰었다. 잽싸게 옷을 갈아 입고 몇 일 전 새로 산 나이키 운동화를 신었다. 세희는 무서워하며 응접실 거울로 접근했다. 거울로 본 보습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핑크색 티셔츠 반팔 소매 밖으로 삐죽이 나온 팔은 앙상했다.

 

처음으로 혼자 문 밖으로 발을 내딛는 순간 세희의 가슴은 흥분으로 가득했다. 쉼 호흡 크게 하고, 손가방을 흔들며 큰 걸음으로 미지의 그곳으로 향했다. 어디가 됐건 상관 없었다. 버스를 타고 아무렇게나 내린 곳은 장터였다. 하지만 이내 세희는 길을 잃은 듯한 기분이었다. 그리고 그 익숙한 느낌이 세희를 엄습했다 a familiar old sensation soon accompanied.

이런, 오늘은 안 돼제발!” 세희는 의식을 잃기 전까지 필사적이었다.

 

그녀가 묵직한 머리로 깨어났을 때 자신을 응시하는 사람들의 시선이 보였다. 그녀는 한 여자의 도움을 받아 천천히 일어났다. 혼란스러워하며 웅성거리는 사람들을 피해 걷기 시작했다. 쏟아 지는 사람들의 질문을 무시하며 걸었다.

 

누나, 누나!” 한 꼬마가 큰 소리로 불렀다. 자기를 그렇게 부르는 꼬마가 기분 좋지는 않았다.

기껏 열 세 살로 밖에 안 보이는 애가 날 누나라고 불러? 세상이 어찌 되려는지 원…”

 

꼬마는 갈색 손가방을 들고 있었다.

누나 거에요.” 꼬마가 손가방을 주면서 말했다.

아니, 내 거 아닌데.” 그녀는 고개를 저었다.

누나 거 맞아요.” 다시 꼬마는 앞을 막고는 가방을 건넸다. 그리고 사람들 속으로 사라졌다.

 

그녀는 벤치에 앉아 가방 안을 살폈다. 현금 3만원, 여행티슈, 볼펜, 그리고 사진이 끼워진 액세서리가 보였다. 그녀는 사진을 가까이 들고 봤다.

예쁜 아이네.” 혼자 말로 중얼거리고는 주위를 살폈다. 한 청년이 눈에 들어 왔다.

젊은 양반, 혹시 이 아이 아는가? 이 근처에 사는 아이 같은데.” 사진을 내밀며 물었다.

저리가! 장난하려면 딴 사람 알아보든가! Find somebody else for your silly prank!”

그는 그렇게 가버렸다. 그런 모욕은 처음이었다.

 

나중에 찾아 봐야겠다. 이 아이 돈 좀 쓴다고 뭐라 안 그러겠지.” 그녀는 고개를 저었다.

집에 가서 다시 채워 넣어주면 되지.” 그녀는 택시를 불러 세웠다.

 

기철의 집 - 2013 6 21일 저녁

아까 그 젊은이와의 불쾌한 만남이 계속 마음 한구석에 남아 있었다.

그녀는 자기 집 앞에 서 있었다. 모든 게 달라 보였다. 페인트칠은 낡았고 정원은 손을 안 본지 오래였다 The paint of the house has worn out, and the garden looks neglected.  사람들이 집을 드나 드는데 모르는 사람들도 있었다. 아들을 닮은 꼬마 아이와 이야기도 나누었다. 집안으로 들어 서자 입구 맞은 편에 큰 거울이 걸려 있었다. 자신의 모습을 살피려고 거울을 들여다 봤다. 아까 사진 속 그 여자아이가 자기를 응시하고 있었다. 자기가 입던 정장이 아닌 우스꽝스런 옷을 입고 있었다.

내 모습이 왜 이래? What happened to my reflection?

혼란스러운 그녀는 손으로 얼굴을 만지면서 정신 없이 자신의 모습을 거울 속에서 찾았다.

 

그리고는 거울 바로 앞 큰 액자에 자신의 사진이 눈에 들어 왔다. 차가운 비명이 그녀의 입술로 새어 나왔다. 사진 속 그녀는 학교에서 수학을 가르치면서 즐겨 입었던 정장 차림이었다. 액자는 꽃으로 장식되어 있었고 향이 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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